사영 기하학과 도블 게임

논증 기하에서 그림은 중요하다. USAMO(미국 수학올림피아드)에서는 기하문제의 답안지가 문제의 상황을 잘 묘사한 작도로 시작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림은 종종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기도 한다. 조건을 잘못 반영하거나 미세한 차이로 잘못되거나 불가능한 위치에 점이나 선이 위치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Morris Klines 의 ‘모든 삼각형이 정삼각형’임의 증명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오류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 중의 하나는 형식 논리를 이용항 기하를 기술하는 것이다. 몇 가지 공리를 설정하고 이로부터 필요한 정리를 하나하나 증명해 나간다. 당연히 어떤 공리를 채택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여러가지의 기하에 도달할 수 있다. 그 중에서 평면기하를 기술하는 힐베르트 공리계는 평면기하를 완전하게 묘사한 공리계이다. (이것은 불완전성 정리와 대립하지 않는데 이는 힐베르트 공리계의 수리논리적 특성 때문이다)

어떤 종류의 공리계라도 다음 세 가지 명제는 공리의 일부 또는 공리가 함유하는 사실로 사용되게 된다.
1. 임의의 서로 다른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은 유일하다.
2. 임의의 서로 다른 두 직선은 한 점에서 만난다.
3. 어떤 네 점이 존재하여 그 중 어떤 세 점도 한 직선위에 있지 않다.

위에 언급한 공리를 만족하는 기하를 결합 기하라 한다. 결합기하의 주요한 예들은 소위 2차원 벡터공간들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벡터공간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여기 집합 F를 생각하자. F상에는 두 가지의 연산이 정의되어 있다. 하나는 덧셈이고 하나는 곱셈이다. 덧셈은 결합법칙이 성립하고(우리가 익숙하듯이) 항등원이 존재한다. 또한 덧셈의 역원이 각 원소마다 존재한다. 그리고 덧셈은 교환법칙 또한 성립한다. 또 하나의 연산 곱셈도 결합법칙이 성립하고 항등원이 존재한다. 단 이 항등원은 아까의 덧셈의 항등원과는 다른 것이다. 또한 곱셈의 덧셈에 대한 분배법칙이 성립하며 덧셈의 항등원, 곧, 0을 제외한 원소에 대해서는 곱셈의 역원이 존재한다. 그리고 곱셈 또한 교환법칙이 성립한다.

이런 성질을 가지는 F는 소위 체(field)라 불리는 대상이다. 이는 다소 어렵다고 생각이 될지 모르겠지만 사실 도처에 존재한다. 예를 들어 실수 전체의 집합 $\mathbb{R}$은 체이다. 또 그 중에서 유리수만 모아서 $\mathbb{Q}$라 하면 이 또한 체이다. 놀라운것은 임의의 소수 $p$에 대하여 $\left\{ 0,1,2, \ldots , p-1 \right\}$에다가 덧셈과 곱셈을 그 결과를 $p$로 나누었을 때 나머지로 정의하면 이 또한 체가 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체를 $F_p$라 한다.

아무튼 체가 있으면 그 원소를 순서쌍으로 해서 $F^2 = \left{(x,y)| x,y \in \right\}$를 구성할 수 있고 이는 위에서 말한 결합 기하의 공리르 만족하게 할 수 있다. 곧, 직선을 방정식 $ax+by+c=0$으로 정의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구성된 결합기하에 몇 개의 점과 직선을 추가하자. 우선 평행한 직선들은 만나지 않을테지만, 그 직선족 전체가 지나는 점을 각각의 평행선마다 하나씩 정한다. 그리고 그러한 점들을 무한 원점이라 하자. 이제 무한원점을 모두 지나는 직선을 하나 추가하면 또다른 결합기하가 얻어진다. 이 과정은 조만간 조금 더 자세히 서술하도록 하겠다. 아무튼 이렇게 얻어진 결합기하는 아까 처음 만든 것 하고는 조금 다른 특성을 보이는데 그것은 임의의 서로 다른 두 직선은 무조건 한 점에서 만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F를 유한집합인 $F_p$로 설정한다면 매우 놀라운 조합적 구조를 만들어내개 되는데 요지는 각각의 직선은 $p+1$개의 점으로 구성되어 있고, 임의의 두 직선은 한 점에서 만난다는 것. 그리고 모든 직선에는 각각의 점들이 고르게 나타난다는 점 등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우리가 방금 적용한 방법을 통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내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projective completion이라 한다.

이 방법을 응용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도블 게임이다. 도블 게임에서는 $F_7$을 projective completion 하여 모두 $7^2+7+1=57$장의 카드로 구성된 게임 한 벌을 만들 수가 있다. 실제 시판되는 카드는 55장인데 그냥 두 장을 제거한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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